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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랩에 푹 빠져 살던 시절이 있었다.

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들었던 언더 랩은 그 전에 들어왔던 그 어떤 음악보다 강하게 내 마음 속에 자리잡았고 그 뒤로는 매일 매일을 새로운 힙합 음악을 찾는데 보내거나 랩을 따라 부르며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그 뒤로 거의 10년 정도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랩을 계속해서 듣고있다.

이 영화를 보니 자연스레 내가 힙합 음악을 듣는 것에 미쳐있었던 그 때 추억이 새록 새록 떠올랐다.

이번에 <8마일>을 보면서 다시 한번 더 힙합의 가치와 재미를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8마일>은 1995년, 디트로이드를 배경으로, 한 래퍼의 힘들었던 시절을 그린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주인공은 가난하면서 일을 하지 않는 어머니와 어린 동생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랩 가사를 쓰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는 힙합 클럽에서 백인이라는 이유와 텃세 등의 문제로 위기가 있었지만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와 분노를 랩 가사에 쓰게되고, 상대방에게 날카롭게 쏟아내는 그의 랩은 결국 승리를 거두며 영화가 마무리 된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 같다. 어느정도로 실제 에미넴의 이야기를 담아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속 배경인 디트로이드는 실제로 에미넴이 과거에 살았던 동네라고 한다.

배경이 1995년이라 그런지 힙합은 흑인들의 것이라며 백인을 배타하는 다소 폐쇄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들의 야유와 썰렁한 분위기에 풀이 죽은 주인공은 랩을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오기까지 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덤덤하게 랩 가사를 써내려가며 계속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씁쓸함을 느꼈던 부분이 있었다.

주인공의 친구들이 힙합을 해서 성공을 하면 뭘 하고 싶은지 재미있게 떠드는데, 반면에 주인공은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고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꿈의 위치와 현재 자신이 처해있는 현실의 위치의 큰 차이를 느끼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참 씁쓸했다.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야'

 

 

 

주인공이 랩 배틀에서 이기는데 배틀이 끝나자 그가 다시 공장으로 향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아마 그는 여전히 현실에 살고있음을, 그리고 자신이 올라가야할 높이는 아직도 한참이 남았다는 것을, 배틀에서 이긴 것은 꿈으로 향하는 하나의 시작이었음을 말하고자 영화를 그렇게 끝낸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피부색이 하얗다는 이유로, 가난해 살 집이 없다는 이유로, 그 외에 개인적인 이유들까지... 상대방에게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한 하나의 생존 게임이었던 랩 배틀은 그가 견뎌낸 것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에 나오는 랩은 듣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주인공이 뭘 견뎌내며 살아왔는지를 느낄 수 있다.

 

 

 

자신의 분노와 희망을 랩 가사로 쓰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주인공.

그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하기도 했지만 대단하다 싶기도 했다.

<8마일>은 정말 재미있는 영화라고 말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말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랩을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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